미네르바를 잡아 넣은 검찰의 생각


 어제 새벽에 술에 떡이되어 돌아왔더니 미네르바가 긴급체포 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정말 갈데까지 갔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 수 밖에 없다.

 다음날 조간신문은 기다렸다는 듯이 "30대 전문대졸 공고출신 백수"라는 리드로 사람들의 눈길을 붙잡았고
 그나마 시민들의 의견이라고 맨 마지막에 두어줄 실었을 뿐이다.
 대다수의 언론은 그가 글로써 말한 실력이 아니라 가방끈과 회사 사원증으로 그 사람을 보여주고 있었다.
 게다가 주위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확인되지 않은 "그는~~해 보이는 사람이었다"라는 식의 기사를 싣는 행태는 
 흡사 연쇄살인범을 다룰 때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큰 문제점은 검찰에 있다.
 보아하니 전기통신사업법상 허위사실의 유포에 대한 처벌조항을 말하는 것 같다.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벌칙)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6.12.30]

 ②자기 또는 타인에게 이익을 주거나 타인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한 자는 3년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6.12.30]

 ③제2항의 경우에 그 허위의 통신이 전신환에 관한 것인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6.12.30]

 ④전기통신업무에 종사하는 자가 제1항 또는 제3항의 행위를 한 때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제2항의 행위를 한 때에는 5년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 범죄의 경우 목적범이기 때문에 공익을 해할 목적이 있었는가의 여부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과연 검사는 이걸 판사앞에서 어떤 방법으로 입증을 할 것인가?
 
 예를 들다면 정말 끝도없다.일단 공익의 범위부터가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어긋난다.
 더블쿼트를 남발하는 언론사들의 카더라 통신은 말할 것도 없고, 그렇다면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씨는 뭐란말인가. 
 목적 또한 마찬가지다. 여대생사망설을 유포시킨 자는 확실히 악질적인 목적의식이 있었다.
 하지만 미네르바의 경우는 목적을 두기 어렵다. 비관적인 경제전망이 공익을 해할 목적이 된다는 소리인가?
 예로부터 망국의 징조로 왕이 항상 내뱉는 말이 있다.

  " 짐은 그따위 불쾌한 보고는 듣고 싶지 않다" 바꾸어 말하자면 "귀에 거슬리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아!"라고 하겠다.

 단언컨대, 검찰은 이전부터 미네르바의 신원을 확인하고 기회를 보고 있었음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잡아넣을 핑계가 없어 마냥 지켜만 보던 중 12월 29일에 올라왔다는 그 글을 기화로 삼아 득달같이 물어버린 것이다.
 확실히 그 내용이라면 문제의 소지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 경우는 차라리 지난 몇달간 보여준 미네르바의 의사를 포괄하는 연장선상에 있는,
 하나의 의견이나 확인되지 않은 첩보로 생각하는 것이 옳다.

 게다가 검찰의 행태도 가관이다. 도대체가 이 사건이 긴급체포를 할만할 사안이라고 생각하는가.
 물론 장기 3년이상의 법정형이라는 조항은 충족시킨다. 대신 명확하지 않은 개념인 필요성과 긴급성에서는 의문이 간다.
 도주 및 증거인멸의 위험이라는 것도 이 경우는 미네르바의 컴퓨터만 압수수색하면 될 일이다.
 그리고 미네르바 당사자는 불구속으로 입건하여 수사를 진행하면 된다. 이 순진한 청년이 어딜 도망가겠는가.
 
 형식상 곧바로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는 했지만 이건 기각될 확률이 99%다.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 주거부정은 물론이고
 고려사항인 범죄의 중대성, 재범의 위험성, 피해자, 주요 참고인에 대한 위해의 우려. 그 어디에도 해당사항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일 이 사건에서 판사가 구속영장을 발부한다면
 그간 떡검이나 정계로비 사건에서 검찰의 구속영장을 단칼에 잘라버렸던 법원의 프라이드를 일거에 말아먹게 될 것이다.

 영장이 기각된다면 그 즉시 미네르바는 석방되고 불구속 상태에서 기소여부를 두고 수사를 받을 것이다.
 결국 애초부터 체포 따위는 하지않고 압수수색으로 진행해도 될 일이다.
 그렇다면 왜 굳이 긴급체포라는 형식을 취해야 했을까? 
 뭐 뻔하지. 기사거리가 되는 극적인 효과를 기대했을 것이다.
 그리고 '체포' '입건' 이런 단어만 들어도 무죄로 단정해 버리는 무지한 시민들의 심리를 이용하려는 목적이 제일 클 것이다.
 구속이나 체포 모두 기소의 전단계로 아직 피의자의 지위에서 무죄추정의 원칙을 받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검찰까지 올라간 사건의 경우 95%이상이 유죄판결을 받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생겨나는 것이다.

 미네르바가 석방 된다고 해도 시민들의 뇌리에는 '긴급체포 된 적 있는 전문대, 공고 테크트리의 30대 백수'라는 인식이 심어져서
 아무도 미네르바의 날카로운 경제 전망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게 된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강만수가 덜 까인다. 
 검찰이 기소를 결정하고 재판에 돌입한다 하여도 기본적으로 2심, 그리고 대법원까지 간다면 거진 일년은 걸릴 것이다.
 후일 대법원까지 올라가 미네르바가 무죄의 확정판결을 받을 때 쯤엔 그는 이미 잊혀진 존재가 될 것이다.
 아마도 여성지나 시사 월간지 뭐 이런 데에 "미네르바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그간의 심경고백 독점인터뷰"로나 등장하겠지.

 검찰은 손해 볼 일이 별로 없다. 되면 좋고 아님 말고. 
 벌금 50만원 형을 받더라도 "거봐 내가 뭐랬어 유죄판결이래잖아"라고 스스로를 위로할 것이고
 무죄판결을 받아도 어차피 보수 언론은 사회면 오른쪽 맨 아래에 서너줄로 때려박을 것이다.

  이와중에 그나마 위안으로 삼는 것은 이번에는 경찰이 아니라 검찰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경찰만 죽어라 욕 먹었는데 이 기회에 검찰도 욕 좀 먹어봐라. 너도 오래살아야지.하고 말이다.

 
 아까도 한 얘기지만 쓴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신하를 물리치고, 심지어 유배를 보내거나 사약을 내리는 것은 망국의 징조다.
 삼국지도 마지막쯤가면 그런 열사들이 퍽이나 많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때마다 주위의 간신배가 왕을 부추긴다.
 왕은 간신배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고 7*4*7 혹은 노가다 100만 양병설 이따위 소리나 지껄이다 결국 비참한 종말을 맞는다.
 중국의 삼국시대가 끝난지도 거의 1800년이다. 그런데 정치의 수준은 그때나 지금이나 매한가지인 것 같아서 조금 씁쓸하다.
 
 당나라의 이세민은 오히려 쓴소리를 하는 신하를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조선말기의 어떤 왕은 어떤 신하가 하도 다른 신하를 비난하자 '참소'한다는 이유로 유배를 보냈고
 그래도 변함이 없자 결국 사약을 내리려고 했는데. 그 신하가 그래도 죽을때 죽더라고 할말은 해야한다며 굽히지 않자
 그 싸나이 곤조를 높이사서 죽음을 면하게 했다는 기록까지 있다. 

 그런데 이따위 나랏님은 고구마 파는 노친네 하나 못잡아 먹어서 안달이다. 
 
 정녕 대한민국 정치계엔 대인배란 존재하지 않는가.

    
 
   
 
 
     



 

by 로이엔탈 | 2009/01/10 02:27 | Petsounds | 트랙백 | 덧글(1)

벨벳 언더그라운드 sunday morning

                                                  
      <벨벳 언더그라운드&니코>의 첫곡 sunday morning 

                                                      

아무래도 세대가 안맞다 보니 솔직히 벨벳 그라운드 정도의 이름을 접하려면 뭔가 계기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내 경우도 영화 '접속'의 pale blue eyes가 계기였다.(perfect day도)
비록 그 명성은 일찍 접했지만 실제로 그 이상의 음악을 들은 것은 근래의 일이다.
이렇게 블로그가 생겨나고 누군가 퍼나르기 전까지는 비루쥬 음악을 들을 기회가 흔하지 않았다.
(나는 CD플레이어도 없고 CD-ROM조차 미니케이스에 자리 차지한다고 뽑아버린지 오래다) 
그러나 요즘은 시대가 좋아져서 존 케이지의 4분 33초도 검색하면 줄줄이 나온다. 유투브만세~!!

벨벳 언더그라운드에 대해 굳이 설명이 필요할까? 모르는 사람은 그냥 검색창에 쳐보는 게 좋겠다.
앤디 워홀이 발굴했으며 동영상에 나오는 바나나 모양의 재킷은 1집 앨범의 디자인이다.
여자는 '니코'라는 모델인데 원래는 멤버가 아닌 것을 앤디 워홀이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서 집어넣었다.
마치 락타이거즈의 벨벳 지나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장기하의 미미시스터즈라던가. 뭐 그런거.

저 바나나 앨범의 오리지널으로 말할 것 같으면 레어중의 레어로 손꼽히는 데
그도 그럴것이 그 자체로써 앤디워홀의 '공장예술'의 연장이며
바나나를 벗기면 안에서 붉은 속살이 등장한다고해 당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어일으켰다.
하지만 이 획기적인 앨범도 시대를 잘못타고나와 진정으로 합당한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는 말이 있다.
(비슷한 시기에 비치보이즈의 petsounds와 비틀즈의 서전트 페퍼스 론리 하츠클럽 밴드가 줄줄이 나왔기 때문)
  

지금의 대중음악을 생각하면 이 노래를 듣고 뭐 그냥 무난하네..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무려 1967년이다.
대중음악은 재즈 아니면 롹앤롤이었던 시절에 이렇게 말랑말랑하고 퇴폐적인곡이 결코 흔한게 아니었다.
굳이 브릿팝의 선조를 찾는다면 이들이라고 해야할까?


이건 사견이지만, 비틀즈의 '스트로베리필드 포에버'나 이 '선데이 모닝'같은 곡을 들을 때마다 생각하는데
이런 노래를 만들려면 도대체 얼마나 오래 환각상태를 유지해야 하는지 궁금하다. 
술에 떡이 되어 석달만에 담배를 입에 물고 깊이 들이마실 때의 기분? 러미나를 한웅큼 집어먹기?

확실히,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음악은 맨정신에서 듣는 것보다 약간 정신줄을 놓은 상태에서 들어야 제맛이다.
적당하게 취해 눈을 감은 채로 누군가를 껴안고 함께 이 노래를 듣는다... 정말 멋지지 않은가?
아니면 말고...-_-;;;



      





by 로이엔탈 | 2008/12/20 03:52 | 귀를 기울이기 | 트랙백 | 덧글(0)

여의도 불꽃축제


                                                                  <동영상 멀미에 주의!>


 꽤 지난 일이지만 불꽃축제에 다녀왔었다.
 지난날의 경험으로 이날 여의도는 미친듯이 혼잡하다는 걸 잘 알고있었기 때문에 
 용산역 이마트에서 캔맥주랑 감자칩 사들고 걸어서 원효대교 북단으로 가는 방법을 택했다.

 역시나 이마트에서부터 맥주를 쓸어담는 사람이 빈번하게 목격되었으며
 원효대교 부근은 이미 인산인해로  제대로 자리 깔고 앉을 곳조차 없었다.
 이리저리 뚫고 지나다닌 끝에 고수부지 흙바닥에 비닐봉투를 깔고 앉았다.
  
 동영상에서도 보이지만 강변북로가 윗부분의 시야를 가로막는다. 하지만 그것만 빼면 ok
 
 축제가 끝난 후에는 고수부지를 따라 마포대교 방향으로 걸어가서 공덕역에 들러 족발을 먹었다.
 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 동네 족발은 저렴한 가격 이외에도 술국과 순대 무한리필로 유명하다. 
 원래 손님이 많은 가게이지만 이날은 더더욱 많았던 기억이 난다.





 ----------------------------------------

 여담이지만 불꽃축제는 꽤나 오랫만에 왔다. 
 2002년을 시작으로 2003년 2004년까지 세번 연속으로 왔었고 한동안은 잊고 지냈다.
 2004년의 불꽃축제는 군대(의무경찰)에서 혼잡경비의 목적으로 나왔는데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알카에다 조직원이 테러를 일으킬지도 모른다는 첩보가 입수되었다며
 주변의 거동이 수상한 아랍계를 주의해서 살피라고 사전 교양을 받았다. (백만명이나 왔는데!)
 하지만 실상 그 첩보라는 것은 알카에다 조직원을 자칭한 자가 무려 '한글'로 경찰 홈페이지에 글을 남긴 것이었고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단봉과 호루라기 뿐... 어쩌라는 거냐.....
 당시에는 항상 이런식이었다. 사람이 많이 모이면 테러에 주의해라. 그리고 일단 몸으로 때워라.
 하지만 마음은 이미 다른 곳에 가있으니, 축제가 시작되자 시민들과 어울려 사진찍기 바빴던 기억이 난다.

-------------------------------------------


  
 

by 로이엔탈 | 2008/12/20 03:10 |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기 | 트랙백 | 덧글(0)

중경삼림, 영화 속 홍콩 여행기






수십번을 되풀이해서 봐도 질리지않는 영화가 있다.

그리고 내게는 바로 이 영화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이곳을 찾을 당시 꼭 홍콩으로 가야만 하는 이유는 없었지만

방콕, 상해, 도쿄, 홍콩 이렇게 네 개의 경유도시 중 하나의 선택이 필요해지자

나는 주저하지 않고 홍콩을 선택했다.

 

중학교 2학년때로 기억된다. 그러니까 10년전이다.

영화감독을 꿈꾸며 청소시간만 되면 빗자루를 들고 액션 영화를 찍는다고 깝치던 나는

우연찮게 이 비디오테입을 손에 넣었고, 그날 밤 가슴이 두근거려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

마치 무라카미 하루키나 레이먼드 챈들러의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처럼

가만히 눈을 감고 그 마지막을 언제까지고 되새기곤 했다.



 

청킹맨션

 


어디 할렘가라고 해도 믿을 만한 이곳이 내가 묵은 청킹맨션이다.

중경삼림의 영어제목인 '청킹 익스프레스'의 바로 그 '청킹'으로,

구룡반도의 남쪽 끄트머리에 해당하는 침샤츄이에 자리잡고 있다

금성무와 임청하가 등장하는 첫번째 이야기의 무대가 된 이 곳으로 말하자면

실제로 인도,중동,아프리카 등지에서 온 노동자들의 쪽방촌이랄까.

숙박비 비싸기로 소문난 홍콩에서 단돈 만원에 묵을 수 있는 유일무이한 곳이기도 하다.

정말 어디 구석에서 변사체가 발견되거나 총격전이 벌어져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영화 속에서 임청하는 자신의 마약을 삥땅이 친 인도인들을 남김없이 쏴 죽인다

그리고 흘러나오는 데니스 브라운의 노래.


이 쳇바퀴처럼 맴도는 도심 한가운데에 누구든지 숨어들 수 있는 작은 공간

나는 그 한구석에서 옛날 그녀에게 편지를 쓴다.

 

양조위가 왕정문을 기다리던 캘리포니아



 

홍콩의 명동이라 불리는 란콰이퐁 한가운데에 자리한 캘리포니아.

(명동처럼 넓은 구역은 아니고 이태원의 해밀턴 호텔 뒷길과 비슷한 규모&분위기)

자신의 집에 숨어든 우렁각시의 정체를 안 양조위는 왕정문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고

이곳에서 두병의 병맥주, 그리고 세일럼 담배와 함께 그녀를 기다린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그녀는 오지않는다.

아니, 가긴 갔는데 바다건너의 진짜 캘리포니아로 떠났다.

 

그 둘은 헤어진게 아니다. 비록 걸어가는 방향은 다를지언정

서로의 마음속에 담긴 캘리포니아를 향해 먼길을 되돌아 간 것 뿐이라고 생각한다.








 

왕정문이 일하던 미드나잇 익스프레스. 지금은 업종전환

 


일년이 지나,

미드나잇 익스프레스의 사장이 된 양조위 앞에 스튜어디스가 된 왕정문이 나타난다.

그렇게 먼 길을 돌고 돌아 결국 서로의 마음에 다가선다.

 

(미드나잇 익스프레스는 실재했던 가게였지만 올해 초에 없어지고 시계 가게가 생겼다고 한다.
물어물어 찾아갔는데 없어졌다는 대답을 듣는 내 심정이 오죽했겠는가)



 

 

미드레벨 에스칼레이터

 


세계최장의 옥외 에스칼레이터인 미드레벨이다.

홍콩섬 센트럴에서 언덕에 위치한 택지지구로 올라가는 교통수단 역할을 한다

양조위와 주가령, 그리고 왕정문도 이 길을 통해 서로와 소통한다.

이 에스칼레이터의 왼쪽편으로 주택과 근접하는 지점이 3군데정도 되는데

영화 속에서 양조위의 방으로 등장하는 그 곳은

촬영감독 크리스토퍼 도일이 당시 실제로 거주하던 방이라고 한다.


 

  

 


그리고 나는 순전히,

이 영화속에서 제복을 입은 채로 -저렇게 어깨에 무전기를 달고-

미드나잇 익스프레스 앞에 기대어 커피를 마시는 모습에 반한 나머지

의무경찰로 군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무전기를 들고 근무를 나갈 기회가 생기면
저렇게 무전기를 어깨 견장에 달고 길가에 비스듬히 기대서서 블랙(꼭 블랙이어야 한다!)커피를 마시곤 했다.

 

요즘도 가끔씩 이 영화를 다시 보곤하지만

언제봐도 새롭고, 가슴을 설레게 한다.

 

당신은 이미 떠나고 돌아오지 않았지만,

그 시절의 기억만큼은 캘리포니아 드리밍


언제까지나.





-----------------------------------------------------


 http://www.nomad21.com/bbs/uboard.asp?id=nomad_gisa&u_no=1061&u=2&code=

 2년쯤 전인가, 딴지일보 여행사이트의 블로그에 끄적인 이 글이 메인에 올라 기겁하게 만들었다.
 사실 워낙 빨빨거리며 돌아다녀서 '첨밀밀' '영웅본색' 등등 많은 영화 속 명소를 찍어왔는데
 당시 귀찮아서 그냥 넘겨버린게 이젠 기억이 잘 안나서 쓰고 싶어도 못쓰고 있다.

by 로이엔탈 | 2008/12/13 01:52 |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기 | 트랙백 | 덧글(1)

<밀레니엄> 1부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 스티그 라르손




-이거 표지가 정말 아니다. 나뿐만 아니라 출판사에서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소설의 뒷표지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일요일 저녁에는 밀레니엄을 읽지 마라! 뜬 눈으로 월요일 아침을 맞고 싶지 않다면.'

사실 우리는 이미 이런 홍보문구에 익숙해져있다. '**일보 선정 올해의 추천도서' 혹은 '아마존 *위'

하지만 광고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이미 충분히 단련된 덕택으로 쉽사리 넘어가지 않는다.

오히려 믿기 어려울 정도로 극찬을 받았다고 홍보하는 소설을 보노라면

'올 여름 단 하나의 공포' 이나 '올 가을 단 하나의 사랑' 혹은 '올 겨울 찾아올 단 하나의 감동'

이런 허접한 홍보문구로 관객을 유혹하던 몇몇 영화가 떠오를 지경이다.   

책 역시 문화산업의 일부분인지라 과대광고라도 어느정도 용인되는 편이다.

그리고 그 진정한 가치를 재는 척도를 저마다 갖춘 소설장르라면 더욱 관대하다.


작년 이맘때던가, '모든 아마추어 탐정들의 마음을 달뜨게 할 완벽한 플룻!'이라고

뒷면에 적혀있던 책의 서평 이벤트가 나를 얼마나 힘들게 만들었던가. (나만 그런게 아니었다)

내 돈주고 산 책이라면 안읽으면 그만이지만 공짜로 받은 책은 다르다. 어떻게든 뭔가 만들어야한다!

하지만 정말 너무나 달뜬 나머지 에라 모르겠다.하고 쓰다만 서평을 그대로 올려버린 기억이 있다.

그리고 그때의 기억이 내게 이런 장황한 서론을 부과하고 있는 것이다.


신작을 잘 읽지않는 독서습관도 한몫했지만 이 책에 쏟아진 찬사를 훑어보고 있노라면

내가 지난 2년동안 어떤 책을 양서라고 읽고 있었는가? 하고 자문할 정도로 극찬으로 가득 차있다.


 


주인공 미카엘 블롬크비스트는 진보 시사경제 월간지 ‘밀레니엄’의 편집주간이다.


소설은 그가 특정 대기업에 대한 명예훼손의 혐의로 기소되어 3개월의 실형과 벌금형을 선고 받는 것으로 시작된다. 쉽게 예를 들자면 한겨레21 편집주간이 S그룹의 비위를 특종으로 보도했는데 날조된 허위사실로 밝혀져 재판에서 실형을 받았다고 치자. 광고철회는 기본이고 이를 기화로 월간 조선이나 주간동아 등등이 하이에나처럼 달려들 것이다. 독립언론의 기치가 공정성과 신뢰성에 막대한 타격을 받아 존립의 기로에 서는, 바로 이런 상황이다.


 다행이 법정구속은 면한터라 머리를 쥐어뜯고 있던 그에게 스웨덴 굴지의 대기업 ‘반예르’그룹의 전직총수인 헨리크 반예르가 ‘거절하지 못할 제안’을 청한다. 그가 거절하지 못할 제안은 오직 한가지 뿐이다. ‘38년전 고립된 섬에서 감쪽같이 사라진 여조카를 찾아주면 S그룹 총수를 엿 먹일 비책을 안겨주겠다‘ 주인공 미카엘은 고심 끝에 승낙하게 되고 반예르 일가一家가 살고있는 시골마을에서 조사에 착수한다.


  이와 엇갈려서 두 번째 주인공이 등장한다. 원래 아마추어 탐정의 본업이라고 딱히 정해진 것은 없다지만 천재 해커 펑크걸이라니. 이건 먼치킨과 다를게 없지 않은가. 어쨌든 리스베트 살란데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아가씨는 보안업체의 개인정보원의 신분으로 미카엘과는 쌍곡선을 그리며 역할을 수행하다가 중반부에 들어와서 팀으로 병합된다.


 

1966년 9월 22일 일시적으로 고립된 시골마을에서 헨리크의 조카인 하리예트가 돌연 실종되었다.

거대한 밀실이 되어버린 섬 전체에 대한 대대적인 수색이 펼쳐졌지만 시신은커녕 흔적조차 찾지 못한다. 사건은 미제 종결되었지만 생의 마지막 순간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헨리크는 실종된 하리에트와 얼마간 친분이 있었던 미카엘 블롬크비스트에게 마지막 희망을 건다. 남다른 직관에 힘입어 점차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동시대 스웨덴 도처에서 일어난 잔혹한 강간살인사건에 주목하게 되고 근현대사에 얽힌 반예르 집안의 가족사를 바탕으로 무시무시한 결론에 도달한다.


 


소설은 앞서의 설명대로 밀실살인에 가까운 퍼즐미스테리로 몰아가지만 결론은 스웨덴식 사회파에 가깝다. 이 스웨덴식 사회파라는 것은 내가 방금 지어낸 말인데 캘리포니아의 하드보일드가 태평양을 건너면 사회파가 되듯이 북극해를 건너 스칸디나비아에 정착한 이 ‘반골기상’은 작가 자신의 인생을 대변하며 스웨덴의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스칸디나비아 전체를 아우르며 발틱해를 자국의 호수라 부를 정도로 강성했던 스웨덴은 타타르의 멍에를 벗고 급성장한 러시아와의 경쟁에서 밀려나며 막대한 영토를 잃는다. 뿐만 아니라 20세기 초에는 핀란드의 겨울항전을 통해 간접적으로도 소련과 대립하지만 역시 참패한다.

이렇게 DNA와 역사가 거부하는 소련에 맞서 떠오르는 강자를 향해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경향이 나타났으니, 청나라의 간섭에서 벗어나겠다며 일본을 끌어들인 옛날 어떤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다.


이렇게 스웨덴에도 민족주의적 열망에 사로잡혀 나치와 손을 잡은 사람들이 점차 늘어가는데 헨리크 반예르가 혐오해 마지않는 ’‘반예르 일가’의 과거사가 바로 그것이다. 작가는 소설 속 미카엘의 잡지 <밀레니엄>의 실제인 <엑스포expo>를 창간하며 끊임없이 파시즘을 경계해왔고 매우 진보적인 반부패 정치성향을 품에 안고 자신의 견해를 미카엘의 이름을 빌어 거리낌없이 쏟아붓는다.


 나치의 이름을 빌어 폐쇄적인 민족주의를 비난하고 아직도 완전히 잊혀지지 않은 과거사를 끄집어낸다. 또한 악명높은 세율로 거둬들인 막대한 세금을 정체모를 개발 사업에 팍팍 써대는 정부와 이에 결탁하여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모으는 대기업에 대한 비판으로 초장을 장식한다.


 누가봐도 불량소녀로 밖에 보이지 않는 펑크걸 리스베트를 통해서는 허울 좋은 복지정책의 폐해를 지적한다. '정책‘에 의해 사회부적응자로 판정받고 ’정책‘에 의해 부과된 의무에 따르던 소녀는 ’정책‘이 지정한 보호 변호사에게 변태적인 행위(SM)를 강요당한다. 작가의 분신인 히로인은 이 위기를 용맹하게 헤쳐나가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소설을 이루는 총 4개의 장의 서두에는 하나씩 스웨덴의 통계가 적혀있다.

‘3장-스웨덴 여성 중 13%는 심각한 성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 ‘4장-성폭행을 당한 스웨덴 여성의 92%가 고소를 하지 않았다’ 초반에는 정치, 사회적인 문제와 퍼즐 미스테리가 부각되어 위 문장과는 연관성이 적어 보이지만 후반에 펼쳐지는 결말을 통해 소위 세계최대의 복지국가이자 여권신장국이라고 부르는 나라의 위선을 비판한다.


당연히 제도가 행복을 보장해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국가는 보다 많은 국민에게 보다 나은 행복을 안겨주기 위해 끊임없이 반성하며 변화해야 한다. 그것은 민주국가의 존속을 보장하는 유일한 방법이며 그 사실을 일깨워주는 것이 저널리스트의 최종적인 임무인 것이다.

(...라는 것은 물론 개인적인 의견이다. 그리고 보편적인 견해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폐를 지적하기는커녕 그 고름을 빨아먹고 사는 일부 언론에 대해 주인공 미카엘이 ‘그냥 본능이 거부하는 사람’으로 치부해 버릴 정도로 작가 스스로 혐오감을 감추지 못한다.


이 ‘스웨덴식 사회파’라고 대충 지어낸 단어의 결론은 결국 스웨덴의 특수성을 반영한 사회비판이다.

다만 추리소설에 의식화를 꾀했다기 보다 사회비판 소설이 강력범죄와 결합하면서 추리소설로 명명되었다고나 할까. 나 역시 지금 서평을 쓰면서도 미스테리에 대한 평은 거의 하지 않았다. 사실 미스테리만 놓고 보자면 별 거 없기 때문이다. 평화로운 시골마을에 감춰진 음울한 과거. 그 속에 끼어든 이방인. 갈등하고 몰두하고. 결국에는 해결한다.


 어쩌면 비판의식이 결여된 채로 예의 플롯만 전개되었더라면 다 읽고 난 후 크게 실망했을 지도 모른다. 사실 책장을 덮는 순간에도 뭔가 껄끄러운 기분이 들었다. (코넬 울리치의 소설을 읽고 난 후의 찜찜함과는 다르다) 휑한 기분이 아닌, 치킨 한 마리를 시켰는데 다리가 세 개가 오고 날개가 하나만 온 기분이다. 하지만 찬사로 가득한 홍보문구를 찬찬히 읽어 내려간 다음에야 알게 되었다.

각 편이 3부작에 걸쳐 메워진다는 사실을.

그래서 아무래도 진짜 미스테리 비평은 3부작을 모두 읽은 후에야 쏟아내야 겠다. 

이것이 "다음 이벤트때도 부탁해요♡" 라는 공공연한 로비라는 것은 물론이다.


 


--------------------------------------------------



화요추리클럽에서 출판사 서평이벤트 때 쓴 글



-----------------------------------------------------------

 

 사족 : 2부도 최근에 나왔는데 표지는 여전하다. 아니 더 나쁘다고나 할까...


by 로이엔탈 | 2008/12/05 00:29 | 눈으로 읽기 | 트랙백 | 덧글(3)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